성인전환·자립

발달장애 자녀 고등학교 졸업 전 무엇을 준비할까? 성인전환 준비 7가지

복지생활 길잡이 2026. 7. 29. 15:57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하루 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아침에 등교하고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방과후활동이나 치료를 다녀온 뒤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이 가까워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지, 혼자 돈을 관리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부모가 더 이상 돌보기 어려워졌을 때는 어디에서 살아야 하는지 하나씩 현실적인 문제가 됩니다.

 

성인전환 준비는 만 18세가 된 뒤 한꺼번에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아이가 성인이 된 후의 하루를 미리 그려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에서는 발달장애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부모가 확인해두면 좋은 성인전환 준비를 7가지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1. 가장 먼저 ‘졸업 후 평일 오전 9시’를 생각해보세요

성인전환을 준비할 때 저는 제도 이름부터 외우는 것보다 이 질문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평일 오전 9시에 우리 아이는 어디에 있을까?”

 

취업해서 출근할 수도 있습니다.

직업훈련을 받을 수도 있고, 주간활동서비스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서비스를 조합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발달장애인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가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어떤 생활이 가능한지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아이의 상황 먼저 알아볼 곳
취업 가능성을 알아보고 싶다 발달장애인훈련센터·장애인고용공단
아직 취업 준비가 어렵다 주간활동서비스
배움과 취미·사회참여를 이어가고 싶다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일상생활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장애인 활동지원
장기적인 주거가 걱정된다 장애인 거주시설·지역사회 주거지원
계약·재산관리 등 의사결정 지원이 필요하다 공공후견 등 의사결정지원 제도

 

처음부터 하나를 선택해 평생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능력과 욕구, 가족의 상황에 따라 성인기의 생활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직업훈련은 졸업한 뒤가 아니라 고등학교 때부터 확인하세요

자녀가 일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졸업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직업훈련뿐 아니라 특수교육 대상 고등학생과 전공과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직업훈련은 기본적으로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구직자가 대상이며, 과정에 따라 1개월에서 6개월 정도 운영됩니다.

고용연계 훈련을 바로 시작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훈련 준비과정도 있습니다.

 

직업체험에서는 사무행정, 바리스타, 유통서비스, 식품생산 보조 등 실제 직무와 비슷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어떤 직업을 좋아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지시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

한 가지 활동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

반복작업을 힘들어하는지 좋아하는지,

도움이 필요할 때 표현할 수 있는지,

출퇴근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직업체험을 해보고 취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직업훈련과 취업지원으로 연결하고, 아직 준비가 필요하다면 다른 성인 낮활동을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취업이 어렵다면 ‘낮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준비하세요

모든 발달장애인이 졸업 후 바로 취업할 필요는 없습니다.취업 여부만으로 자립을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성인이 된 뒤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게 된다면 사회참여 기회가 줄고 가족의 돌봄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와 평생교육입니다.

 

주간활동서비스는 성인 발달장애인이 낮시간에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평생교육은 지역의 발달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이나 장애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육, 문화, 여가, 생활기술 등을 계속 배우는 방법입니다.

 

두 제도는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목적과 운영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관을 선택할 때는 프로그램 이름보다 실제 하루 일과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이용하나요?”

“한 그룹에는 몇 명이 있나요?”

“외부활동은 얼마나 하나요?”

“도전행동이 있을 때 어떻게 지원하나요?”

“식사와 이동지원은 어떻게 하나요?”

 

이런 질문을 해보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기관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활동지원은 성인이 된 뒤 새로 시작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성인만 이용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만 6세 이상 65세 미만의 등록장애인이 신청할 수 있으며, 소득수준이나 장애유형과 관계없이 신청 가능합니다.

다만 신청한다고 모두 같은 시간의 서비스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실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활동지원급여가 결정됩니다.

 

이미 활동지원을 이용하고 있는 자녀라면 성인전환 시기에는 단순히 현재 시간을 확인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학교에 다닐 때와 졸업 후에는 하루 일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일상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식사, 위생, 외출, 의사소통, 안전관리, 행동지원 등을 기록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에게는 너무 익숙한 일이지만 사실 아이가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한 지원일 수 있습니다.

5. 만 18세가 되면 돈과 복지제도도 다시 점검하세요

성인이 되면 부모가 지금까지 관리해주던 돈 문제도 점점 중요해집니다.

장애인연금, 장애수당 등은 각각 연령과 장애정도, 소득·재산 등 별도의 요건이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등록이 되어 있으니 성인이 되면 장애인연금이 자동으로 나온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자녀가 어떤 급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자녀 명의 통장, 복지급여 입금계좌, 체크카드 사용 가능 여부, 휴대전화 계약, 금융사기 위험 등도 함께 생각해보세요.

특히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타인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든 발달장애인이라면 단순히 통장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어떤 부분까지 스스로 관리할 수 있고 어디에서 지원이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6. 성인이 되었다고 부모가 모든 계약을 계속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주민센터에 가서 서류를 발급받고 병원이나 은행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인 발달장애인 본인 명의의 금융거래나 계약, 재산관리 등에서는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법률행위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때 알아둘 수 있는 제도 중 하나가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지원사업입니다.

2026년 보건복지부 안내 기준으로 후견심판 청구지원 대상은 만 19세 이상 성인 발달장애인입니다.

그렇다고 성인이 되면 모든 발달장애인이 후견제도를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우리 아이가 실제로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통장 관리가 어려운지,

큰 금액의 계약을 이해하기 어려운지,

휴대전화 계약을 혼자 할 수 있는지,

병원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지,

타인의 금전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세요.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 구체적으로 보이면 그때 공공후견을 포함한 적절한 의사결정 지원방법을 상담하는 편이 좋습니다.

7. 마지막으로 ‘부모가 돌볼 수 없는 날’을 준비하세요

이 부분은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기 싫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성인전환 준비에서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은 부모가 아이의 생활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안해하는지,

아플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잠드는 습관은 어떤지까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프거나 나이가 들어 지금처럼 돌보기 어려워지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그때 처음 주거 문제를 알아보기 시작하면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부터 거주시설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주거지원과 자립지원 정보를 조금씩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주시설을 알아볼 때도 단순히 ‘입소 가능한 곳’을 찾는 것보다 아이가 어떤 생활을 하게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몇 명이 함께 생활하는지,

개인의 선택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도전행동이나 감각특성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병원진료와 복약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가족과의 연락이나 외출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확인해보세요.

 

갑자기 부모가 입원하는 등 단기간의 돌봄 공백은 장기 거주시설 입소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는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 등 별도의 단기 지원제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졸업 1년 전부터 이것만은 정리해보세요

고등학교 졸업이 가까워졌다면 부모가 작은 노트 하나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제도 이름을 잔뜩 적는 노트가 아니라 ‘우리 아이 성인생활 설명서’를 만드는 겁니다.

 

다음 내용을 기록해보세요.

확인할 내용 기록할 것
의사소통 말·그림·행동 등 의사표현 방법
일상생활 식사·옷입기·위생·화장실에서 필요한 도움
이동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과 이동범위
감각특성 싫어하는 소리·공간·촉감 등
행동특성 힘들어지는 상황과 안정되는 방법
건강 복용약·알레르기·주 이용병원
직업 잘하는 작업·좋아하는 활동·지속 가능한 시간
돈 돈의 개념·카드 사용·금융사기 위험
주거 혼자 가능한 일과 지원이 필요한 일
긴급상황 부모 외에 연락 가능한 사람

 

이 자료는 직업훈련 상담을 받을 때도 사용할 수 있고, 주간활동기관이나 활동지원사에게 아이를 설명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나중에 부모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 다른 사람이 아이를 돌봐야 할 때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성인전환은 어떤 순서로 준비하면 될까?

모든 제도를 한꺼번에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라면 다음 순서로 살펴보겠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중

직업체험을 해보고 아이의 직업 가능성과 적성을 확인합니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것을 기록합니다.

 

졸업 1년 전

졸업 후 평일 낮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합니다.

직업훈련, 취업, 주간활동, 평생교육 등을 비교하고 실제 기관도 방문해봅니다.

 

성인 전후

활동지원, 장애인연금·장애수당 등 자녀가 이용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다시 확인합니다.

통장과 금융관리, 계약 등 의사결정 지원이 필요한 영역도 점검합니다.

 

성인 이후

현재 생활만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와 장기적인 돌봄까지 조금씩 준비합니다.

 

부모가 갑자기 돌볼 수 없을 때 이용할 긴급돌봄 방법과 연락처도 미리 알아둡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발달장애 자녀의 성인전환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정해진 시작연령은 없지만 고등학교 재학 중부터 직업체험과 졸업 후 낮활동을 알아보면 선택할 시간이 생깁니다. 특히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발달장애인훈련센터 직업체험도 있으므로 졸업 이후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졸업하면 반드시 취업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취업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자녀의 특성에 따라 직업훈련, 주간활동, 평생교육 등을 이용하며 성인생활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활동지원은 성인이 된 후 신청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만 6세 이상 65세 미만의 등록장애인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용하고 있다면 졸업 후 달라지는 생활패턴과 필요한 지원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있으면 공공후견을 신청할 수 없나요?

부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후견심판 청구지원 대상에서 자동 제외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후견이 실제로 필요한지, 어느 범위에서 필요한지는 개인 상황과 법원의 판단 등을 거쳐 결정됩니다.

지금 당장 거주시설을 알아봐야 하나요?

당장 입소시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돌보기 어려워진 뒤 처음 알아보는 상황을 피하는 것입니다. 지역의 주거지원과 거주시설 유형, 이용절차 정도는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전환의 목표는 ‘혼자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발달장애 자녀의 자립을 생각하면 자꾸 ‘혼자’라는 단어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혼자 출퇴근해야 하고,

혼자 돈을 관리해야 하고,

혼자 살아야 진짜 자립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자립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취업해 출근할 수 있고, 누군가는 주간활동을 이용하며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돈 관리는 도움이 필요하지만 좋아하는 활동은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의 대학 진학 자체를 성인기의 유일한 목표로 생각하기보다,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인전환 준비의 목표를 ‘우리 아이를 혼자 살게 만드는 것’으로만 잡지 않았으면 합니다.

 

필요한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생활과 선택을 최대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그게 발달장애 자녀의 성인전환을 준비하면서 부모가 미리 만들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9월 보건복지부 및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공개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실제 서비스 대상, 선정기준, 이용방법은 개인의 상황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 해당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료 확인일: 2026년 9월